화학공학소재연구정보센터
  • 2020' IWEAYR 15 참관기
  • cheric2020/03/30 조회수 :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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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AYR 15 참관기

     

    이 명 재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IWEAYR(International Workshop of East Asian Young Rheologists)은 동아시아의 다양한 국가에서 유변학(rheology)을 연구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젊은 학자들 간의 교류를 목표로 하는 학회이다. 이 학회는 한국, 중국, 일본, 태국 4개의 국가가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 워크숍으로, 15년 전에 한국에서 서울대학교 안경현 교수님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이번 15차 IWEAYR은 중국 장춘에서 진행되었는데, 한중일을 비롯하여 다양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온 대학원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본 학회에서 주로 다루는 학문은 유변학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유변학이라는 학문은 생소할 것이다. 심지어 화학공학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유변학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유변학은 액체와 일부 고체의 유동(flow)과 변형(deformation)에 관한 학문이다. 학부 수준에서 배우는 유체역학에서는 유체의 거동을 다룰 때 대부분 유체를 물과 같은 뉴턴 유체로 가정하는데, 유변학에서는 이 유체의 범위를 다양하게 확장하여 그에 따라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분석한다. 전통적인 화학공학에서의 액체 이송에 관한 문제를 넘어, 최근 전자제품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배터리 공정 및 기능성 코팅층 형성 공정 등의 분석에서 유변학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렇듯 유변학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나, 국내에서 유변학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연구실은 많지 않다. 연구의 진전에 있어 학술적 교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만큼, 국내에서 교류가 많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국내 유변학 발전에 큰 방해요소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등장한 것이 IWEAYR이다. 동아시아 내에서 유변학을 직간접적으로 다루는 대학원생들을 모아, 교류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학회의 목표이다. 이러한 교류는 학술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학회 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에게 많은 그룹 활동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더욱 가까워지고 그 결과로 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날 수 있게 유도한다.

     

     

    해외 연구진의 연구 중에, 일본 나고야 대학의 Masubuchi 교수님 연구진이 발표하였던 액체 폼의 항복력 측정기에 관한 연구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본인도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항복력의 측 정 및 분석에 관한 연구는 현재 유변학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연구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 에 해당 발표는 매우 흥미로웠다. 시료에 가해주는 pre-shear에 따른 항복 거동의 변화를 관찰한 내용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국내 연구진의 연구 발표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 은, 정현욱 교수님 연구실의 심주용 학생이 발표하 였던 confined dip coating에 관한 연구였다. 연구 자 체가 우리 연구실의 연구 주제와 매우 밀접한 관련 이 있고, 연구 과정에서 참고한 논문이 우리 연구실 에서 나온 논문이었던 데다 본인이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였던 경험이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발표 이 후에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실험에 관한 노하우 등을 많이 공유하였는데, 이후에 관련 연구를 진행 하게 된다면 공동연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술적인 면 이외에도 감명 깊은 점이 많았다. 조 별활동을 통해 일본과 중국 학생들과 함께 그룹 활 동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조원들 이외에 다양 한 외국 학생들과도 이야기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특히 연구 분야가 어느 정도 겹치는 학생들과는 연 구에 관해서도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해 볼 수 있 었다. 다른 학회에서는 유변학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뿐더러, 국제 학회에서는 발표시간 이외에는 연구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하기 힘든데 반해 이번 학회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과 많은 이야기를 친근감 있게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이번 학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알 수 있었던 중요 한 점은, 다양한 국가에서 유변학이 연구되고 있지 만 아직 공정 측면에서 실질적인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는 그 수가 적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연구가 물성을 분석하고,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는 한국 연구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유변학을 공정에 본격적으로 적용시키는 연구를 우리나라에 서 앞장서서 진행하게 된다면, 국가적인 연구 경쟁 력 뿐 아니라 산업적인 면에서도 큰 진보가 될 수 있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